탐인(探人) 정운현의 '역사와의 대화'

봄바람이 슬슬 부니 제가 바람(?)이 났나 봅니다.
그제는 광화문으로, 어제는 여의도를 휘젖고 다녔습니다^^
머잖아 윤중로, 국회 가는 길에 벚꽃이 흐드러지겠지만,
아직은 모두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더군요.

국회에서 볼일을 보고 의원회관 내 의원식당을 찾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점심으로 뭘 먹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어제 메뉴는 카레밥과 돈육김치찜 두 종류, 밥값은 7천원.
국회의원도 몇 사람 보였지만 대개 의원실 직원, 민원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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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회관 의원식당의 카레라이스.


식사 후 인근 LG 쌍둥이빌딩으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동행한 한영 대표가 LG전자 홍보팀에 대학 후배가 근무하고 있는데,
여의도 온 김에 겸사로 얼굴이나 보고 가겠다며 같이 가자더군요.

처음엔 낯모르는 사람이어서 동행을 주저했는데,
그 분이 얼마 전 우리 회사가 주최한 ‘2009 블로그 포럼’에 오셨다길래
마치 여러번 만나 본 듯한 친근감이 들어 따라 붙었습니다.
쌍둥이빌딩 지하 커피점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죠.

10여 분이 지나 우리 앞에 처음 나타난 분은 홍보팀 전혜원 과장.
전 과장은 여러 매체 가운데서도 온라인 매체 담당이랍니다.
그래서 버릇처럼 블로그 운영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LG전자 블로그(http://blog.lge.com/)를 개설한 지 겨우 3일 되었다네요.

대다수 국내 기업들은 아직은 블로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어찌 보면 이런 건 정부기관이 외려 빠른 점이 없지 않습니다.
문광부, 복지부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국방부도 나섰습니다.
서울시청이나 경기도청 등 지자체에서도 당근 시작햇죠.

이들 정부기관에서는 이미 블로그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더군요.
즉, 블로그를 통해 기관의 정책홍보도 하고 또 ‘소통’도 하구요.
국방부의 ‘동고동락’ 블로그의 경우 블로고스피어에서 인기가 상당합니다.
현역 공군 대위가 운영자인데 얼마 전에 통화해보니 좋은 분이더라구요.

그런데 정작 기업들은 아직도 긴 겨울잠을 자고 있습니다.
세태의 흐름에 민감하고 눈치 빠른 몇 군데선 이미 개설했는데요,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블로그로 홍보한 지가 이미 오래됐습니다.
선진국 기업들이 뭔가가 다르다고 하면 지나친 논리 비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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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홍보팀 정희연 차장(왼쪽)과 전혜원 과장


한참 블로그 얘기로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합석자가 한 사람 늘었습니다.
전혜원 과장의 직속상관인 정희연 차장이 내려왔습니다.
정 차장 역시 블로그를 운영 중인데 닉네임은 ‘미도리’. (일본어로 ‘녹색’이란 의미)
인원이 네 사람으로 늘자 블로그 토론에 활기가 더 붙더라구요.

정 차장은 막 개설한 LG전자 블로그를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갈 것인지,
또 이를 위해 사내외에 어떻게 동의를 구해나갈 것인지 고민이 많아 보였습니다.
당연하죠, 새로 시작한 블로그를 성공시킬 책임을 맡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 마디 거들었죠. 윗분들이 나서주시면 잘 될 거라구요.

그렇습니다. 외국, 특히 미국에는 유명 정치인, 기업의 CEO들 가운데
블로그를 직접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국회의원이나 CEO 가운데 블로거가 가뭄에 콩나듯 합니다.
이런 분들은 고급정보도 많고 교제하는 분들도 보통사람들이 아니죠.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대기업 CEO급이나 유명 인사들이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한국적 상황에서는 그 자체가 뉴스임은 물론 반향, 관심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 그런 예가 드문 것은 모르긴해도 아마 ‘두려움’일 것입니다.
즉, 혹시 있을지도 모를 비판적(혹은 악성) 댓글에 대해 말입니다.

그러나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비판적 댓글일수록 오히려 당당하고도 정확한 내용으로 설명하고,
또 그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이 아닐까요?
그러면서 그런 댓글에 대해 맷집(?)도 키우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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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칠 무렵 LG전자 블로그엘 한번 들어가 보았습니다.
아직은 베타 버전이고, 10여 편의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블로그의 주제는 ‘디자인’, 10여 명의 필진은 대개 과장급이네요.
아직 블로그 간판을 달지 못해 현재 공모중이구요.

저 개인적으로는 LG전자와 특별한 관계는 없습니다만,
틈나는 대로 블로그에 들어와서 구경하고 댓글도 남길 생각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블로그를 운영중인 대기업들이 몇몇 있습니다만,
제대로, 즉 블로그다운 블로그를 운영 중인 곳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이제 첫걸음마를 시작한 LG전자 블로그가
블로고스피어에서 우뚝 서기를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정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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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운현 대표님 잘지내고 계신지요???
    대표님과 함께 의미있고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은데...도무지 떠오르지가 않네요 ^^
    LG전자블로그는 일단 쟁쟁한 필진을 확보하신 것 같고, 무엇보다 시작부터 대표님 조언을 들어서 올바른 방향 설정을 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블로그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대표님과 테터앤 미디어의 활동에 기대가 큽니다.
    오늘도 좋은 글 보고 갑니다. ^^

    • 동고동락님, 그간 잘 지내셨나요?
      쑥쑥 크고 있는 동고동락을 보니 제가 다 기쁘네요.
      <시사인> 최근호에서 고재열 기자가 여러 국가기관의 블로그 등에 대해
      종합정리 기사를 썼는데, 거기서도 단연 동고동락이 선두 같았습니다.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60)

      참, 동고동락에서 활동하는 블루팡오님은 우리 파트너랍니다^^^
      저도 언제 동고동락에 기고 하나 해드릴께요...

  2. 안녕하세요 정대표님. 사진 찍으신거 올리신다고 하시더니 정말로 올리셨군요 ㅠㅠ
    어제 얼결에 잠깐 뵌것 뿐인데 이렇게 애정어린 포스팅을 해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
    대표님의 블로그에 대한 애정을 온몸으로 팍팍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구요,
    '블로그는 하늘이 내게 준 기회'라고 하신 말씀을 저도 새겨듣고 더 열씨미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지켜봐주실거죠?

    • 점심 먹고 오느라고 답글이 늦었습니다^^
      어제 반가웠어요. 초면임에도...
      두서없이, 주절주절 제가 말이 좀 많앗죠?
      블로그 얘기하니까 왠지 저도 모르게 신이 났던 모양입니다.
      암튼 블로그를 호소력 있고, 소통하는 그런 공간으로 꾸려나가시길...

  3. '칼을 어떤 도구로 보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는 말씀 가슴에 남습니다. 과일도 깎아먹고 여러가지 요리도 만들어 두루두루 나눠먹을 수 있는 살뜰한 블로그로 꾸려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실 어제 모임은 우리 한 대표가 그린데이님 만나러 가는 길에 따라 갔다가 생긴건데,
      나름으로 즐거웠고, 또 유익했다고 생각됩니다.
      블로그 주제가 '디자인'이니 화사한 블로그가 됐으면 합니다.
      혹시라도 기업 홍보에만 매몰되지 마시고 블로그를 통해 디자인과 관련된
      좋은 정보를 나누고 소통한다는 그런 컨셉을 가지고 임하시면
      아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러 와서 잔소리 할께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함 초대해주세요^^^

  4. 재미난글 잘 보고 갑니다...

    밦값이 7,000원 이라...조금 비싼듯...(서민들이 느끼기에는...)
    (전 빈곤층이라 더 비싸게 느껴지네요...)

    참으로,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이나마..보여주신
    글인듯 하네요...

    자주와서 많이 보고 배우고 가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정운현 2009/03/13 15:59

      제 생각도 님과 비슷합니다.
      글고 더 문제는 맛인데, 그게 영 아니더라구요~~
      더러 놀러 오시십시오^^^

  5. 와~ 미도리님, 그린데이님을 정대표님 블로그에서 보니 너무 반가운데요? LG 전자 블로그, 깔끔한 외모만큼 멋진 기업 블로그가 되시길 바랍니다~

  6. 제일기획 대표님 블로그 통해서 들어와 한마디 적고 갑니다.
    저는 lg전자 블로그... 잠시 rss등록해 두었다가 삭제했습니다;;;
    이유는 두가지 정도?

    첫째는 토요일/일요일엔 포스팅을 안하더군요.ㅋㅋ 결국 블로깅도 담당자분들 입장에선 업무이겠지요. 블로깅=일이라고 매칭되는 순간... 땀냄새나는 속내 대신 분칠 잔뜩한 인공향을 맡을수 밖에 없겠구나 싶더랍니다. 요즘은 뭐 촌스럽게... 노골적으로 소비자 지갑 속의 돈만 생각하는 척은 안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에게 불리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어떤것도 노출하지 않는게 기업의 생리니까요.(뭐 나쁘거나 잘못이란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그렇다고 기업비밀에 가까운 이야기를 대놓고 할수도 없는것이고... 담당자분이 포스팅하고 결재도 받을런가요? ㅋㅋ 아무튼 이런 이유들로 기업 블로그에서 고심의 흔적이나 거친 감정의 기복을 찾아보긴 어렵겠죠.

    둘째, 블로깅의 방향과 목표가 너무 두리뭉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소통의 주체를 법인LG전자와 컨슈머의 조금은 offical한 구도인지... 아님 엘지전자 업무영역을 맡고 있는 사람들(보통 샐러리맨)을 다룬... (어찌보면 온라인사보?처럼 밋밋하고 별재미없는 내용이 될수도 있겠죠)일종의 형식깨기인지... 또는 일반소비자들에게 유용한 팁을 소개해서 정보로그로서 자리매김하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님 자사제품의 소비증대를 위해 미쉐린에서 미슐랭가이드를 만든것처럼... 뭔가 캠페인을 하고 또다른 행사를 만들려는 건지... 도통 모르겠더군요.
    결국 소통하려는 주제와 목적이 무엇인지 너무 범위는 넓고 깊이는 얕고... 그래서 기업홍보의 또다른 채널로밖에 존재할수 없는 찌라시블로그로의 전락?

    경쟁사는 블로거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찌라시를 간접적으로 유포하는 경우라면 엘지전자는 그냥 스스로 전면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 차라리 뒤에 숨어서 이게 블로깅인지 홍보찌라시인지 경계를 흐리며 병맛같은 자사광고모델 활용한 위젯이나 만들어 뿌리는게 잡음도 없고 roi따지는 입장에선 낫겠다 싶기도 합니다.

    저같은 경우 엘지전자 포스팅을 경제/비즈니스 쪽 폴더에 두었다가 디자인 쪽에 두었다가 기업블로그 쪽에 두었다가.... 몇번 옮기다가 삭제했다죠.ㅋ 제 행동패턴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구독자는 특정주제에 orient되지 않은 블로깅은 점차 흥미를 잃게 되더군요. 또, 뭔가 유익한 또는 재미있는 꺼리를 주는 블로거라고 생각되면 장기구독하고 공감을 표하곤 하구요. 결국 unique한 블로깅이 아니면 기업의 인지도만으로 구독하는데는 한계가 있더랍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기업이름으로 블로깅을 시작할려면 '블로그의 운영목적과 방향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하고 '공감을 얻거나 아주 세련되게' 운영을 해야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 정운현 2009/06/09 16:08

      저보다는 그쪽 사람들이 들으면 더 유익할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름으로 유익한 의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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