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인(探人) 정운현의 '역사와의 대화'

순결의 상징, 한 송이 흰 백합화


'순결의 상징' 백합(白合)을 아십니까?
가곡 ‘한 송이 흰 백합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백합화 말입니다.
저는 이제 남은 삶을 바로 그 백합과 함께 꽃피워 볼 작정입니다.

1959년생이니 저는 올해로 만 51세가 됩니다.
돌이켜보면, ‘전반기 25년’은 부모님 슬하에서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그 사이에 군대를 갔다 왔고, 부모님 덕분에 학업을 마쳤습니다.
1984년 가을,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중반기 25년’이 시작됐습니다.
그 후 가정을 이루었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였고, 쓰고 싶은 책도 몇 썼습니다.
그간 여러 곳의 직장을 다니며 그 곳들로부터 물심양면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 저는 지금 ‘후반기 25년’의 출발선에서 막 출발하였습니다.
인생의 2/3를 주변에 신세만 지며 살아온 것이 지난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전, 중반기 25년’ 동안 진 빚을 갚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월급을 받아만 왔다면, 이제는 월급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그 물적 자원의 토대는 백합꽃이며, 좀더 영역을 넓히면 농업 분야입니다.
제게 아직은 생소한 분야이지만 배우고 노력하여 그 꿈을 꼭 일궈낼 것입니다.

내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마을의 풍경


구름도 쉬어가는 지리산 자락 두메산골에서 저는 나고 자랐습니다.
일곱 살 때부터 소 풀도 먹이고 지게 지고 나무하러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그 때 우리 마을의 제 또래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열 살 때 온 가족이 도회지로 이사하면서 저의 시골생활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후 꼬박 40년 동안 저는 농촌과 철저하게 유리돼 살았습니다.
그런 ‘마음의 고향’인 농촌을 저는 최근 재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봄 저는 블로거들이 주도하는 한 행사에 동참한 적이 있는데요,
그 행사에 저를 이끈 사람은 ‘독설닷컴’ 운영자인 고재열 <사사인> 기자입니다.
고 기자는 당시 장태평 농림수산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저 역시 그 무렵 전 직장(태터앤미디어)에서 각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자연스럽게 농림장관 간담회에 더러 초청받았고, 그 자리는 농촌이었습니다.
작년에 저는 충남 금산을 시작으로 예산, 연기, 전북 진안 등지를 다녀왔습니다.
저를 농업으로 인도(?)한 사람은 장태평 장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충남 서산에서입니다.
작년 여름, 우연히 인연이 닿아 백합을 키우는 농민 한 분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 분은 자신이 개발한 독특한 용기에 백합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이웃농가보다 소득도 월등하거니와 작업하기 편리하고 또 친환경 농법이더군요.
개발자는 이를 ‘다모아시스템’이라고 불렀는데, 문외한인 제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후 두 차례 농장을 현장취재 한 후 이곳 ‘보림재’에 7회에 걸쳐 소개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다모아시스템이 비로소 세상에 공개됐고,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다모아시스템 용기 한 세트를 들고 선 세사람. 오른쪽부터 장태평 장관, 개발자 조병규 씨, 유상곤 서산시장


이미 앞서 소개한 바 있어 다모아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만,
제가 파악한 바로 다모아시스템은 백합 재배에서는 탁월한 농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백합 원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구근(알뿌리)을 재활용할 수 있을 뿐더러,
기존 토양재배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젯점들을 대부분 극복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를 하루 빨리 기존 백합농가에 보급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봤습니다.
임상실험을 마친 건 현재로선 백합뿐입니다만, 다른 작물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모아시스템을 제 블로그에 소개한 것이 인연이 돼 이의 보급을 제가 맡게 됐습니다.

작년 말, 저는 개발자인 조병규 선생과 ‘국내외 독점보급’ 계약을 공식 체결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1억4천만원을 투자받아 ‘주식회사 다모아’를 설립, 사업자등록도 마쳤습니다.
이달 하순 서울에서 가질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다모아 보급에 본격 나설 예정입니다.
저에게 다모아시스템 보급사업은 단순히 경제적 수익 창출만이 목적은 아닙니다.
우선 백합 구근 재활용을 통해 매년 네덜란드에 지불하는 70억 달러 상당의 외화를 절감하고,
나아가 ‘빛좋은 개살구’격인 국내 백합재배 농가의 수익증대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특히 다모아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여 반대로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할 것입니다.

향후 저의 사업에서 다모아시스템 보급은 하나의 기반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관련사업을 전개해 나갈 생각입니다.

우선 ‘백합의 대중화’를 통해 백합 소비를 증대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일반인들에겐 백합을 친근한 꽃으로 다가가게 하는 동시에,
백합 재배농가엔 수익증대를 안겨줘 그들의 굽은 허리를 펴주고 싶습니다.
백합은 자태와 향기가 뛰어나나 값이 비싸 일반인들과 다소 거리감이 없지 않았죠.
언젠가 한 행사장에서 다른 꽃은 생화인데 백합만 조화인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젠 행사장 화환에도, 사무실에도, 교실에도, 교회 예배당에도 백합을 꽂게 하렵니다.
또 꽃병에서만이 아니라 도심에서, 공원에서, 지하철에서도 백합을 볼 수 있게 하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저는 이제부터 ‘백합 전도사’가 되어볼 작정입니다.

주식회사 다모아 법인 등기부등본(왼쪽)과 법인 인감증명서


앞에서 간략히 언급했다시피, 다모아시스템은 비단 백합만이 아닙니다.
뿌리 내려서 물,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식물(작물)에는 두루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옥상 및 베란다 텃밭용은 물론 주말농장용 도시농업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
또 고온과 사막으로 인해 작물재배가 어려운 중동지역에서도 다모아는 역시 유용할 것이며,
생태.환경론자들의 비판에 직면해 있는 식물공장, 빌딩농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다모아시스템은 농약이나 화학비료가 아니라 ‘재배용기’입니다.
그리고 통기성과 배수, 보온기능이 뛰어나 작물재배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고소득 작물인 인삼 등 특용작물 재배에도 응용해볼 생각입니다.

끝으로, 장기적인 사업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가 ‘다모아 타운’ 건설입니다.
이는 특정 지자체 등과 연계하여 대규모(수천평) 백합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그 대상은 현지 농민일 수도 있고, 또는 도시출신의 귀농자일 수도 있습니다.   
요약해서 소개하자면, 주거지와 농장을 패키지로 판매(혹은 임대)하는 방식으로,
백합 재배에서부터 생산관리, 판매, 정산까지를 (주)다모아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입니다.
현재 경기도 모 지역에 1만평 규모의 땅을 가진 한 농민과 조만간 이를 논의할 예정이며,
전북 진안군 등 몇몇 귀농 모범 지자체와도 협의해나갈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백합을 ‘다모아 백합’이란 브랜드로 외국에 수출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50 평생에 제가 주도해서 사업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즉, 다시 말해 저는 아직은 사업경험이 전무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새 사업분야가 지난 50년간 활동해온 분야와도 전연 딴판입니다.
그래서인지 지인들의 새해인사는 저의 앞날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사업이라는 게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거라고 생각진 않습니다.
최근 법인 설립을 준비하면서 법무사, 회계사 사무실을 수 차례 들락거렸고,
또 법인통장을 개설하려고 시중은행의 법인상대 창구를 찾기도 했었습니다.
전화, 팩스, 복사기, 사무용품 등 구입도 전부 저와 동료가 스스로 해결했습니다.

사업의 길,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뚜벅뚜벅 걸어가 보렵니다


이제 비로소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아직은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뚜벅뚜벅 걸어가 보렵니다.
그 길에선 오직 저의 열정과 행운만을 기대할 뿐입니다.
그간 사업 준비 과정에서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정직하게 벌어서 이웃을 위해 널리 쓸 것임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2010년 1월 12일
주식회사 다모아 대표이사  정운현
    Posted by 정운현